스토킹처벌법 위반 처벌 수위 및 형량 사례
"헤어지자"는 통보에 "한 번만 더 만나줘",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받지 않는 전화를 수십 통씩 걸거나 집 앞에 찾아가는 행동. 과거에는 그저 '미련이 남은 연인의 구애' 정도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10월 21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이러한 행동은 더 이상 감정의 문제가 아닌 명백한 '범죄'로 규정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행동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며,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요? 실제 법원의 판결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무엇이 ‘스토킹 범죄’를 구성하는가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 범죄'를 두 가지 핵심 요소로 정의합니다. 바로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가. 스토킹 행위의 유형
법에서 정한 '스토킹 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다음과 같은 행동들을 포함합니다.
1.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2. 주거, 직장, 학교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나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3. 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 말, 영상 등을 보내는 행위
4.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보내거나 집 앞에 물건을 놓아두는 행위
5. 집 앞의 물건 등을 훼손하는 행위
나. ‘지속적·반복적’의 의미
법원은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단순히 횟수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행위가 이루어진 기간, 행위의 종류, 행위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리고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등 전체적인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단 이틀 사이에 한 번은 집 앞에서 기다리고 두 번은 물건을 놓고 가는 행위처럼, 서로 다른 유형의 행위가 짧은 기간 내에 연달아 발생했다면 충분히 '반복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박근우 ≪수사실무사례≫).
2.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실제 사례
가. 받지 않은 전화, ‘부재중 전화’도 스토킹이다
헤어진 연인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이 받지 않아 실제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과거에는 처벌이 어려웠지만, 대법원은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휴대전화에 벨소리가 울리게 하거나 ‘부재중 전화’ 문구가 표시되도록 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피해자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실제 통화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러한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에서 정한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이는 상대방이 연락을 피하는 상황에서도 일방적으로 연락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범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나. ‘보고 싶다’는 메시지도 반복되면 범죄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협박이나 욕설이 아닌, 애정을 표현하는 내용의 연락은 괜찮을까요? 한 사례에서는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보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한 달간 약 100여 회 보낸 경우, 스토킹처벌법 적용을 검토했습니다.
메시지 내용 자체는 위협적이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반복적으로 연락하여 상대방의 일상에 불안감을 조성했다면 스토킹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내용이 아니라, 그 행위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다. 합의 후에도 계속된 연락과 선물 공세
법원에서 '다시는 연락하거나 접촉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맙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시작으로 총 22회에 걸쳐 메시지를 보내고, 7회에 걸쳐 택배로 물건을 보낸 행위 역시 스토킹 범죄로 인정되었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나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다시 반복적으로 원치 않는 연락을 하는 것은 명백한 스토킹 범죄임을 보여줍니다.
3. 스토킹 범죄의 처벌
가. 법정형: 최대 징역 5년까지
- 일반 스토킹 범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 흉기 등 위험한 물건 휴대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 처벌됩니다.
나. 실제 형량은?
법원의 판결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범죄의 경중에 따라 다음과 같이 양형 경향을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 경미한 경우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 가능성)
- 행위 유형: 비교적 단기간에 걸쳐 비협박적인 문자나 전화를 수차례 보낸 경우
- 고려 요소: 초범이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0. 11 선고 2024고정787: 약 4개월간 카카오톡·전화시도·우편·직장 인근 방문 등(총 73회) → 벌금 500만 원 + 치료프로그램 40시간
* 중대한 경우 (집행유예 또는 단기 실형 가능성)
- 행위 유형: 수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주거지·직장 등에서 반복적으로 기다리는 행위,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
- 고려 요소: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거나, 잠정조치 결정을 위반한 경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5. 24 선고 2024고단817: (연인관계 종료 후) 차단된 전화 시도 포함 총 16회 연락 + 잠정조치(전기통신 접근금지) 위반 1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 수강명령 선고.
* 매우 중대한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 높음)
- 행위 유형: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하거나, 다른 범죄(주거침입, 폭행 등)를 동반한 경우
- 고려 요소: 장기간에 걸쳐 계획적·집요하게 스토킹하고,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으며, 재범의 위험성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구지방법원 2025. 1. 15 선고 2024고단4707: 피해자 주거지 배회·기다림 등 스토킹과 함께 주거침입(3회), 폭행, 나아가 주거 내에서 목을 잡아 끌고 들어가 협박·강요, 상해(코뼈 골절), 감금(약 32분)까지 이어진 사안에서, 법원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 후유증이 크며 엄벌 탄원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실형(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의 기간, 횟수, 피해자가 겪는 고통의 정도, 피고인의 반성 여부 등을 종합하여 형량을 결정하며, 사안이 중대할 경우 초범이라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스토킹 범죄는 신고 즉시 경찰, 법원의 '잠정조치'를 통해 가해자의 접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형사 처벌과 별개로 상당한 사회적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공무원은 스토킹 혐의로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직위해제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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